Q) 결혼 3년차이구요. 부부상담 좀 받으면 싸움을 덜하게 될까요? 행복해 지고 싶어요ㅠ
 
결혼 3년차이구요. 신혼 땐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거의 매일 싸우네요.
남편은 늦게 들어오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저는 그런 남편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릴 하게 되구요.
 
이제 아이도 갖어야 하는데 남편이 도와 주질 않아요. 밖에선 그렇게 성실하다 칭찬받는 남편,
왜 집에선 들어오기만 하면 퍼질까요? 소파와 tv가 애인이라도 되는지..
 해결 방법 찾다가 이렇게 문의 드려요. 같이 상담이라도 받으면 좀 나아지겠죠.

 

 

A)
  
안녕하세요? 산부인과 전문의 및 성칼럼니스트 박평식입니다. 

우리는 밤샘 부부싸움의 폐해를 알고 있습니다. 부부싸움의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그건 지금껏 상대의 존재를 배우자로만 한정했기 때문입니다.’  

배우자로만 생각했기에 기대도 많았고 불만도 많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관계의 회복을 원하신다면 배우자로서의 의무만 읊을 게 아니라, ‘한 남성으로서, 한 여성으로서 욕구와 습관이 다를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해 보세요. 그 순간만큼은 배우자가 조금 더 이해될 것입니다.

아래의 글을 참고해 보세요. 

‘소통이란 많이 말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들어주는 거고, 갈등의 해소는 이기는 게 아니라 타협이다’
배우자의 화를 풀어주는 확실한 답은 먼저 안아 주는 거다. 나에게 화난 배우자의 말을 들어주라는 거지, 자신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백기를 들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상대의 잘못이 더 클 수도 있다. 누구 탓이냐 따져 경중을 가릴 게 아니라 감싸 안아 배우자의 화를 식혀주라는 뜻이다.
상대에게 져주는 게 아니라 배우자에게 먼저 다가서는 거다. 억울할 거 하나도 없다. 지는 거라 생각하니 사과하거나 먼저 내려놓기가 어려운 법이다. 내가 먼저 다가서면 상대의 화도 반쯤 풀린다. 그때 타협하기도 좋다.
 
* 배우자의 잘못이 9할이더라도 무릎을 꿇리게 할 게 아니라 타협해야 한다. 그게 ‘가족의 화합’으로 가는 길이다.

 

 

 부부 갈등 해결의 flow chart

배우자의 욕망과 현재 위치 인정(부부싸움이 줄어 듬. 그리고 새로운 부부 관계의 시작)
-> 강요나 화를 내는 것보단 이해하려는 마음이 우선(말하는 것보단 듣는 연습 후에야 배우자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이 가능)
-> 배우자에 대한 미움 해소(관계 회복의 필요조건. 그래야 상대의 본능을 억압하지 않고 소통하는 단계로 갈 수 있음)
-> 소통(처음부터 갈등을 끄집어내지 말고 서로 연락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부터 시작. 긍정적 reaction 필요)
-> 타협
 
‘곁가지로 빠지면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대화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기 위해선 주제의 선정과 대화 방식의 틀이 정해져야 한다. 다른 문제 해결도 그렇지만 남녀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에도 한 주제에 올인해라. 특히나 옛날 잘못을 끄집어내거나 했던 말로 또 다시 공격하는 것은 싸움하자는 걸로 보인다. 상대가 그 전의 잘못된 행동에 개선이 부족하더라도 지나간 일에 다시 비난하는 것은 상대를 향해 도발하는 멍청한 짓이다.
 
‘화를 낼 때도, 무엇을 요구할 때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상대의 화가 가라앉거나 상대가 가까이 올 때까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기다려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게 최고의 선물이듯 상대가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조언을 하거나 다가가야 한다. 화를 냈는데 같이 화를 내거나 무작정 들어달라고만 하는 것은 애들의 행동이다. 상대에게 자신이 애로 비춰진다면 게임은 이미 끝난 게 아닌가.

 

 

아마 많은 배우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막무가내로 내 고집만 주장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상대는 못 받아들이고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부부 갈등이 그때마다 모두 부부싸움으로 가는 건 아니다. 자신이 참아서 그래도 큰소리는 안 나고 넘겼다 생각하겠지만 배우자도 같은 생각일 테다. 이번에는 내가 참았으니 다음번엔 (서로) 못 참고 부부싸움이 일어나는 식이다.
자신은 배우자에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도 해 봤다 하지만, 설득시키려는 태도는 자칫 상대에겐 강압으로 느껴진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나의 의견이 옳다!’라는 주장으로 시간만 끌지 말고 차라리 상대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낫다. 
   
배우자의 그릇된 혹은 과한 언행으로 지금 자신이 불편하다면 “(당신은) 무엇을 고쳐라!” 또는 “(당신에게) 불만이다.”하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 힘들어. 나 어떡하면 되지?”
“여보, 나 좀 도와줘.”
이렇게 말머리에 ‘너’를 두고 말을 이어가지 말고, ‘나’를 앞에 두고 나의 상태를 말한다. 상대가 선택할 수 없게끔 “당신은 뭘 해야 돼!”가 아니라, 나의 상태는 이러하니 “나는 어떡하면 좋을까?”로 배우자의 호응을 유도해야 한다.

“애들과 당신이랑 행복하게 살고 싶어. 그 뿐이야.”
“당신이 같이 놀아주면 애들이 좋아할 거야.”
“당신이 나 좀 챙겨주면 나도 행복할 것 같아.”
이렇게 말머리에 당신이나 너로 시작하는 대화에서도 강요가 아니라 남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이때는 뒷말에 “좋을 거야.” 또는 “고마워.” 같은 긍정적인 말이 와야 한다.
 
* 최악의 대화법은 상대를 말머리에 두고 이어서 부정적인 말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산부인과 전문의 및 성칼럼니스트 박평식였습니다.

 

 출처 : 왜 사랑하고 헤어질까?(남녀가 꼭 알아야 할 99가지)

 

- TV 방송 출연한 박평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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